최근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2030에 따라 대형 프로젝트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수많은 글로벌 EPC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사우디 최대 '아미랄 화학단지'…'심장·몸통' 모두 K건설이 짓는다
사우디 최대 '아미랄 화학단지'…'심장·몸통' 모두 K건설이 짓는다, 해외수주 60년…진격의 K건설 (4)·끝 다시 피는 '신중동 붐' 삼성물산, 아미랄열병합발전소 주변 에너지 공급하는 핵심시설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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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수의 조 단위 프로젝트를 패키징한 몇개의 메가 프로젝트들이 동시에 수행되고 있고, 성패의 핵심인 공급망이 로컬 컨텐츠 정책(IKTVA, In-Kingdom Total Value Add)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어, 현 실태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크게보면 사우디이나 당국은 주로 아람코 프로젝트를 수행하므로 아람코로 표기)
1. 아람코 프로젝트의 공급망 실태
1.1 자재 구매/조달 실태
아람코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는 주요 자재의 원활한 수급입니다. 이론적으로는 사우디 내에서 필요한 대부분의 자재를 조달할 수 있도록 IKTVA 정책이 설계되어 있지만, 막상 현실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 공급망의 비효율성: 현지업체(IK Vendor, * IK = In Kingdom)들은 아직 글로벌 수준의 생산 역량과 품질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에 따라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재를 조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품질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 수입 의존도는 여전함: 현지업체를 통한 공급이 강제되지만, 많은 필수 자재는 결국 해외에서 수입해야 합니다. 하지만 IKTVA 정책으로 인해 수입 과정이 복잡해지고 비용이 증가하면서, EPC 업체들은 심각한 부담을 겪고 있습니다.
- IK Vendor의 긴 납기, 일정 지연: 사우디 내 IK Vendor 사용이 우선시되다 보니, 글로벌 공급업체를 활용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대다수 입니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되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도 자주 발생합니다.
1.2 현지 공급업체의 역량 분석 및 한계
사우디 정부는 IKTVA 정책을 통해 현지 공급업체를 육성하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 기술력 부족: 일부 대형 현지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로컬 공급업체들이 아직까지 국제적 품질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 생산능력 제약: 대규모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로컬 업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생산량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과적으로, 조달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비효율적인 관리 시스템: 공급업체들의 관리 체계가 아직 선진화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EPC 업체들이 요구하는 납기와 품질 기준을 맞추는 것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1.3 실제 프로젝트 사례를 통한 문제점 도출
실제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문제 사례를 보면, 위의 문제들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사례 1: 주요 자재의 지연으로 인한 프로젝트 일정 차질: 한 EPC 업체는 사우디 현지에서 구조용 강재를 조달하려 했으나, IKTVA 정책으로 인해 제한된 업체에서만 공급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공급업체의 생산 일정이 맞지 않아 결국 프로젝트가 4개월 이상 지연되었습니다.
- 사례 2: 품질 미달 제품으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 특정 밸브 제품을 현지 업체에서 납품받았으나, 품질 테스트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결국 해외에서 다시 수입해야 했습니다. 이로 인해 초기 예산 대비 30%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2. 사우디 로컬 컨텐츠 정책(IK/IKTVA)의 명과 암
2.1 현지화 정책의 주요 내용과 산업 영향
IKTVA 정책은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현지화 전략으로, 외국 기업들이 사우디 내에서 최대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입니다. 하지만 이 정책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지만은 않습니다.
- 긍정적 영향: 현지 업체의 기술력 향상 및 일자리 창출 (EPC 기업에게 이득은 없음)
- 부정적 영향: 공급망 경직화, 프로젝트 비용 상승, 일정 지연 (EPC 기업에게 치명적임)
2.2 로컬 업체 육성 현황과 현실적 한계
사우디 정부는 IKTVA 정책을 통해 로컬 업체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 실질적 역량 부족: 단순 조립이나 하청 수준의 작업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 (기술 이전하는 경우로 현실은 기능적인 부품 조립이나 거의 완제품을 받아와 검사만 하는 실정)
- 경쟁력 부족: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가격, 품질, 기술력에서 아직 격차가 큼 (가격에 비해 퀄리티가 못따름)
- 정부의 지나친 보호주의: 로컬 업체에 대한 과도한 보호는 오히려 시장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음
2.3 EPC 업체들의 대응 전략과 생존 방안
IKTVA 정책의 영향 속에서 EPC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 현지 기업과의 파트너십 강화: 로컬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장기적인 전략적 관계 구축
- 정부 규제에 대한 유연한 대응: IKTVA 정책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도 글로벌 공급망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 (꼭 필요한 조건만 충족 시키고, Critical한 자재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현지 업체 활용 최소화)
- 리스크 관리 강화: 일정 지연 및 품질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검토 및 다변화된 공급망 운영 필요
2.4 IKTVA 정책의 부작용과 글로벌 공급망과의 충돌
IKTVA 정책이 글로벌 공급망과 충돌하는 사례는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문제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EPC 업체의 부담 증가: 현지 공급망을 활용해야 하는 강제 조항으로 인해 비용이 증가하고 일정이 지연됨
- 사우디 투자 매력 감소: 글로벌 기업들이 사우디 시장 진출을 망설이는 원인이 됨
- 기술 발전의 저해: 경쟁력 있는 해외 업체의 기술 이전이 원활하지 않음
아람코 프로젝트의 공급망 문제와 IKTVA 정책은 사우디 산업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로컬 공급업체의 역량 부족, 일정 지연, 품질 문제 등은 EPC 업체들에게 지속적인 도전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IKTVA 정책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조정과 글로벌 시장과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EPC 업체들은 이에 대응하여 유연한 전략을 마련해야 하며, 정부 역시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 보완이 요구됩니다. 앞으로도 변화하는 사우디 시장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P.S : 위 표현들을 상당히 많이 완화시킨 것입니다. 실제로 사우디 프로젝트 실무를 수행하다보면 현지 업체들의 행태에 실망스러움을 금치 못합니다. 단순히 까다로운 공정 문제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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