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을 목표로 메가 프로젝트를 연달아 추진하며 글로벌 건설 시장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아람코(ARAMCO)*가 주도하는 대규모 석유화학 프로젝트들은 한국 EPC 기업들에게 있어 핵심 수주 시장이자,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23년 실시한 제7회 iktva 포럼 중, 아민 H. 나세르 - 사우디 아람코 대표이사 사장
그러나 최근 사우디 정부의 현지화 정책 강화로 인해 한국 EPC 기업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비전 2030의 핵심 정책인 IKTVA 프로그램*에 따라 프로젝트 수행 시 현지 업체 활용이 의무화되면서, 검증되지 않은 현지 업체들과의 협업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신뢰관계를 구축해온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해야 함을 의미하며,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사우디 현지 공급업체들의 역량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대규모 프로젝트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충분한 생산능력과 기술력을 갖춘 현지 업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배관, 구조물, 기계 부품 등 핵심 자재의 조달 지연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급망 불안정성은 프로젝트의 일정 준수와 품질 확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한국 EPC 기업들의 수익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현지화 정책 준수를 위해 추가되는 비용과 리스크는 대부분 EPC 계약자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현지 업체들의 기술력 부족으로 인한 재작업, 납기 지연에 따른 공정 차질, 품질 문제 등은 프로젝트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증가의 문제를 넘어, 한국 EPC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도전과제입니다.
앞으로 연재할 칼럼에서는 이러한 현실적 과제들을 직시하고, 한국 EPC 기업들이 사우디 시장, 더 나아가서는 중동과 국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적 방안들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현지화 정책이라는 새로운 게임의 룰 속에서, 어떻게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경쟁우위를 어떻게 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생존과 번영이 걸린 이 중요한 시점에서, 업계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건설적인 논의의 장이 열리길 기대합니다.
*1. 비전2030(Vision 2030) :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은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를 다각화하며, 공공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립된 국가 발전 계획
*2. 아람코(ARAMCO, Arabian-America Oil Company) :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 및 가스 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에너지 기업 중 하나. 원유 탐사, 생산, 정제, 판매, 를 포함한 에너지 전반을 아우르며, 글로벌 석유 공급의 약 10%를 점유. 사우디 경제의 핵심으로, 비전 2030의 주요 추진체 역할을 하고 있음
*3. IKTVA(In-Kingdom Total Value Add) Program : 아람코가 도입한 현지화(Localization) 프로그램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내 경제적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국가의 비전 2030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설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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